ETech2008은 다른 해보다 핵심 키워드 설정이 어려웠습니다. 웹2.0이라는 표현을 제시하며 붐을 이끌었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언뜻 보기에 주제가 중구난방인 감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의 핵심은 "하드웨어 플랫폼의 오픈소스화", "웹과 데스크톱의 통합과 SaaS"라 할 수 있습니다. 애플의 아이폰은 SDK를 공개했고, 누구나 SDK를 이용해서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OpenMoko(
http://www.openmoko.com)는 오픈소스 핸드폰을 만들었고, 모든 것을 공개했죠.
구글의 안드로이드 역시 오픈소스이며, 첫번째 제품이 나온 이후에 모든 소스가 공개될 예정입니다.
아이폰은 소스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아이폰 SDK를 공개해서 누구나 개발에 참여할 수 있게 했습니다.
핸드폰은 아니지만 오픈소스 바이브레이터까지 등장했고, DIYDrones.com, 오픈소스 Gadgets을 소개한 Bug Labs도 모두 오픈소스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과거엔 소프트웨어의 오픈소스화가 강조되었다면, 이젠 그 무게가 하드웨어로 옮겨진 것 같습니다.
특정 통신사나 제조업체가 사용자에게 특정 프로그램, 특정 인터페이스만 제공하면서 제약하는 환경도 서서히 누그러들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은 RIA 경쟁이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사실은 웹과 데스크톱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웹서비스에서 사용중인 항목을 데스크톱에 끌어다놓으면 왜 안돼?라는 것이고, 실제로 이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나만의 데이터를 웹서비스로 저장하고,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 웹 서비스를 토대로 데이터를 데스크톱으로, 웹으로, 심지어 핸드폰 같은 휴대용 기기로 옮기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데이터도 특정 업체에 종속되지 않고 이동할 수 있는 시대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지금까지 작성한 데이터를 무기로 다른 블로그, 다른 까페로 이동하는 것을 막아왔습니다. 사람들은 여기에 반기를 들고 블로그 이동 프로그램, 까페 백업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과거엔 특정 벤더, 특정 응용프로그램, 특정 데이터에 종속되었지만 오픈소스로 인해 다양한 대체 소프트웨어가 가능해졌고, XML로 인해 데이터의 이동이 자유로워졌습니다. 오피스 문서도 XML로 표현이 가능해졌습니다. 이젠 확장자가 doc이므로 워드를 사용해야 하고, hwp니까 한글을 사용해야 하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습니다. 점점 더 서비스를 소비하는 시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더 좋은 서비스가 나타나면 사람들은 그 서비스로 이동할 겁니다. 서비스 역시 점점 규모화되고, 방대한 데이터를 토대로 이뤄지기 때문에 신규 업체가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어려워질거라 생각합니다. 네이버가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이유는 지식인 때문이고, 누구나 알지만 네이버 지식인을 대체할만큼의 DB를 쌓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 되고 있습니다. 하루 7만개 이상의 질문이 올라오고, 11만개 이상의 답변이 달리는 DB가 되었습니다. 여기에 경쟁할 수 있는 업체는 또 다른 공룡 기업뿐이겠죠.
SaaS, 서비스로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사례는 더 증가할 것이고, 이러한 서비스는 굉장히 많은 백 데이터를 토대로 이뤄질 것입니다. 사람들은 운영체제, 웹브라우저 등에 상관없이 인터넷에만 연결되면 서비스를 소비할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의 시대가 열리지만, 간단해 보이는 서비스조차 많은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 중요해졌습니다. 데이터를 많이 보유하면 보유할수록 경쟁에서 유리해지고 있습니다. 구글과 같이 데이터를 많이 보유한 곳이 아니면 점점 더 경쟁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겠죠.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서비스에 감금되는 시대를 경험하게 될 겁니다. 어느날 구글맵이 사라진다고 해서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쉽게 등장할 수 없습니다. 네이버 지식인이 사라진다고, 지식인을 대체할만한 서비스가 바로 등장하지 못합니다. 바로 대체할만한 서비스가 있었다면 이 서비스가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게 될 겁니다.
세컨드 라이프도 흥미있었습니다. 세컨드 라이프는 다양한 오픈소스 클라이언트가 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자바스크립트로 만든 웹 기반 세컨드 라이프 클라이언트였습니다. 영국에 사는 15세 소녀가 만들었다고 하죠.
세컨드 라이프를 리버스 엔지니어링하고, 세컨드 라이프가 공개한 오픈소스를 토대로 다양한 클라이언트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 중에는 세컨드 라이프 클라이언트 전체를 흉내내는 것도 있지만, 세컨드 라이프내에서 특정 영역에만 접속하는 전용 브라우저 같은 느낌의 클라이언트도 있었습니다. 뭣보다 이런 클라이언트를 통해 자신들만의 협업을 할 수 있다는 것도 흥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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