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불빛을 발견하기 위해
당신은 얼마나 도전했습니까?
아침편지 고도원이 말하는 《안나여 저게 코츠뷰의 불빛이다》
스물아홉이 지났든, 스물아홉을 향하고 있든,
당신의 자화상을 떠올려보라.
스물아홉의 당신은 무엇에 도전하고 있는가?
"내 청춘의 앨범 속에서 29세 청년 시절의 나를 들춰내본다. 지금과는 다르게 그때 당시의 나는 산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나에게 있어 산을 오른다는 것은 단지 수직의 선을 타고 매 걸음걸음을 참아가며 올라야 하는 힘겨운 고행일 뿐이었다. 삶 자체가 산을 오르는 것 이상의 고행이라 여겼던 나에게 산은 '해소의 장소'가 아니라 고생을 더하는 '고행의 장소'였던 것이다. 피 끓는 20대 청춘에게는 산을 오르는 묵묵한 끈기보다 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열정과 가슴 안에 품은 불화살 같은 꿈이 더 뜨겁게 느껴졌다.
여기에 꽁꽁 언 얼음땅 위에서 두 번의 생일을 맞는 젊은 남자가 있다. 1989년판 《안나여 저게 코츠뷰의 불빛이다》의 먼지 앉은 책장을 펴면 카메라 앵글 가득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젊은 남자가 나온다. 날 것 같은 그의 얼굴은 사진 밖으로 튀어나올 듯 펄떡이고 있다. 콧물과 서리가 뒤엉켜 얼어붙은 검게 그을린 얼굴에 꾀죄죄한 몰골. 광활한 북극 위에 서 있는 165cm도 안 되는 이 작은 젊은이는 내게 마치 거인처럼 보였다.
그는 1970년에 세계 최초로 5대륙 최고봉 등정자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그의 나이 29세의 일이었다."
도전하는 것과 도전하지 못하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무엇이 도전을 가능하게 하는 걸까?
"나오미는 무일푼으로 세계를 떠돌았다. 철저한 계획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다. 도착점과 출발점의 사이에는 방랑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한 모든 것이 가능했던 것은 그의 꿈을 향한 열정과 타고난 낙천성 덕분이었다. 그의 가장 큰 힘은 오직 하나만 바라보는 집념과 긍정의 힘이었다.
그는 무언가 철학이 있어서 산에 오른 게 아니라, 단지 마음속에서 뭔가가 용솟음쳐서 산에 올랐을 뿐이라고 했다. 과거에 만족을 누리며 안주하지 않고 지금까지 겪은 모든 체험을 토대로 새로운 모험을 향해 나서고 싶다고."
우리는 왜 도전정신을 잃어버렸는가?
어린 날의 모험심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당신은 도전 앞에서 언제까지 머뭇거릴 것인가?
"나에게도 길에 대한 꿈이 하나 있다. '아침편지 여행'을 통해 이미 수차례, 수천 명이 함께 이루어낸 꿈, 바로 '몽골에서 말을 타고 달리는 꿈'이다. 사람들은 묻는다. 왜 그 오지에서 한국의 청년들과 말을 타고 달리고 싶어 하냐고. 몽골에서 말을 타고 드넓은 칭기스칸 대륙을 달리면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만나기 때문이다.
길은 휴식이자, 감동이고, 체험이며 명상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길 위에 서게 됨으로써 진정한 자신을 만나고 단 한 번의 여행으로도 인생이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되기를, 현실에는 보이지 않는 것 같은 희망을 발견하기를 바란다. 나오미가 북극에서 코츠뷰의 불빛을 발견했던 것처럼."
이제는 사라지고 없는 남자의 생생한 일기, 12년만에 복간
왜 지금 다시 그를 기억해내야 하는가?
"우에무라 나오미는 1984년 맥킨리 등정을 하다가 실종되었다. 이제 마흔 셋일 뿐인 나이에, 그가 살아온 세월답게 길 위에서 눈처럼 사라졌다. 그의 영혼은 지금도 어느 설원 위를 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기억하는 이유이다.
<안나여 저게 코츠뷰의 불빛이다>는 1989년에 나왔다가 절판되었다. 하지만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 그리고 산과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와 이 책은 끊임없이 회자되었다. 이 책이 다시 복간된다는 것은 그의 정신을 불러오는 일이기도 하다.
가상의 세계에서 꿈만 꾸며 현실의 땅은 제대로 밟아보지도 못하고 세월을 허비하는 이 시대 사람들에게 나오미는 실종된 모험심과 도전정신의 표상이다. 치열하게 아등바등 사는 삶이지만 가끔 자신을 내려놓고 싶을 때, 진짜 나와 이야기하고 싶을 때, 평탄한 길 위에서는 오히려 절망밖에 느껴지지 않을 때, 마음속에 길을 내고 불러올 수 있는 사람. 어찌 보면 그는 우리의 '코츠뷰의 불빛'이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당신 앞의 난관들이 사소해보일 것이다.
가슴을 데우고, 다시 도전하라.
"이 책은 산에 대한 환상을 갖게 하는 책이 아니다. 탐험의 기술을 알려주는 책도 아니다. 우리가 가보지 못한 길을, 아니 엄두도 내지 못한 길을 묵묵히 걸어간 한 남자의 이야기다. 그의 마음에서 폭풍처럼 몰아치고 고요하게 일렁이던 숱한 감정들을 목도하는 일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의 진솔함에 마음이 시큰해지며, 한번쯤 일상 속의 헝클어진 나를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또 다른 길을 생각하는 사람. 그에게 죽음의 문턱까지 몰고 갔던 저 험난한 길은, 남은 생을 소중하게 느끼게 해준 위대한 말을 탄생시켰다. 그는 그 말들을 찬찬히 기록했다. 덤덤하게 때로는 솟구치는 마음을 담아 북극의 땅에서 한자 한자 눌러쓴 그의 글이 서늘하게, 하지만 뜨겁게 당신 가슴에 내려앉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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